남구 명예기자 윤경숙

태화강변을 걷고 있는데, 태화강전망대에서 은하수교 사이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가보았다.
시선이 머문 그곳에는 믿지 못할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광경을 보는 순간 너무 놀라 뒤로 미끄러지면서 입에서는 “꺄악!”하고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산책을 하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내뱉는 말이-
“세상에! 이게 다 물고기새끼들 아닌가요? 30여년을 살았는데 처음 봐요. 도대체 몇 마리가 모인거예요?”
그 누구 한 사람 속시원하게 이 물고기떼는 무슨 물고기떼라고 말 하는 사람이 없었다.
물고기의 모양새를 봐서는 누치 새끼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니 누치는 아니었다.
물고떼의 정체는 바로 숭어새끼인 ‘등기리登其里’떼였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 등기리떼가 태화강을 찾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매일 태화강을 찾아가 등기리떼를 관찰하고, 사진으로 담았다.

정약전 ‘자산어보’의 숭어에 대한 기록을 보면,
숭어는 한자로 崇魚로 표기하며, 수어秀魚, 치어鯔魚라고도 한다.
큰 것은 5~6자(80cm정도)이며 몸은 둥글고 검다.
눈은 작고 노란빛을 띠며 머리는 편평하고 배는 희다.
성질은 의심이 많아 화를 피할 때 민첩하다.
헤엄을 잘 치고 잘 뛴다.
사람의 그림자를 보면 급히 뛰어 달아난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아주 어린 숭어새끼는 모치毛峙라 하고, 10cm 정도의 어린 숭어는 등기리登其里라 한다.
치어는 담수역과 기수역에서 살다가 몸길이가 25cm내외가 되면 바다로 나가며,
4월에 바다의 얕은 곳으로 오고 1월에는 하천이나 강에 들어 온다.
지금 태화강으로 모여든 숭어떼가 바로 ‘등기리’떼다.

필자도 태화강에서 ‘등기리떼’를 보는 건 처음이다.
아마도 좋은 일이 있을 징조로 보여진다.
내년에는 태화강에서 ‘연어떼’, ‘황어떼’에 이어 ‘숭어떼’도 보게 될 것 같아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숭어떼가 태화강의 3대 물고기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개체수가 얼마나 많은지 직접 보지 않고서는 표현이 불가능 하다.
의태어를 다 동원해 표현해 보면,
바글바글, 북적북적, 움틀움틀, 번쩍번쩍, 다닥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