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명예기자 윤경숙

신축년 새해가 밝자마자 강력한 한파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밤새 대한민국이 얼었다.
수 십 년 만에 들이닥친 한파에 대한민국은 속수무책으로 얼었다.
서울의 도로 한복판에 갇힌 자동차들, 바다도 얼어 쇄빙가 뱃길을 만들고, 추위를 견디지 못해 숭어가 떼죽음을 당해 강을 뒤덮고…..

겨울철새와 연어떼가 걱정이 되어 태화강을 찾았다.
우려했던 대로 태화강 전체가 얼어 연어떼는 한 마리도 없었고, 겨울철새도 자취를 감춰 태화강은 얼음판으로 뒤덮여 있었다.
강 전체가 어는 바람에 먹이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겨울철새가 자취를 감추었고, 강물은 얼어 얼음판이 되어 새로운 볼거리를 연출했다.
물의 변신에 감탄이 절로 나와 그 멋진 얼음 꽃을 사진으로 남겼다.
태화강의 그 멋짐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사진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몇 몇 사람들은 추위를 뚫고 나와 태화강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언 태화강을 보면서 한 마디씩 던졌다.
“야아! 태화강이 다 얼었다야. 태화강 전체가 다 언 거는 처음 본다. 춥기는 추운 모양이다. 태화강이 다 얼고.”
이들 중 몇 몇 사람들은 호기심이 발동해 크고 작은 돌멩이를 강물위로 던지며 말했다.
“얼마나 깡깡 얼었는지 시험 한 번 해보자.”
던져진 돌멩이가 가라앉지 않고 얼음판 위에 떨어지자 돌멩이의 크기가 점점 커졌고, 돌멩이 숫자도 점점 늘어갔다.

그렇게 태화강이 얼음판이 되면서 그 많던 철새들과 떼지어 있던 연어떼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루 이틀 날이 조금씩 풀리면서 얼었던 태화강의 얼음꽃도 서서히 물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물닭, 흰죽지, 민물가마우지, 청둥오리, 알락오리, 비오리,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중대백로, 대백로, 쇠백로, 괭이 갈매기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태화강에는 겨울철새가 넘나들고 있다.
태화강의 겨울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보는 이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