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명예기자 윤경숙

몇 년 전, 고규홍 작가가 쓴 ‘한국의 나무 특강’, ‘천리포에서 온 나무 편지’, ‘나무를 심은 사람들’을 읽고 나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고규홍 작가의 책 속에 등장하는 나무들은 나무의 역사와 인간의 삶이 함께 공존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나무는 가슴 아픈 역사와 삶이 있었음에도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 주었다는 사실에 나무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필자는 이때부터 울산 남구의 나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언젠가 ‘울산남구지명사'(울산남구문화) 삼호동편을 보는데, ‘노거수 두 그루’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노거수 두 그루가 삼호동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말인데, 어디쯤에 이 나무가 있는지 궁금증이 폭발해 견딜 수가 없었다.

나무의 위치를 찾기 위해 수소문도 하면서 몇 달이 흘렀을 때, 결정적인 힌트를 준 사람이 있었다.

결정적 위치를 알려 준 사람은 ‘울산 남구지명사’를 쓴 김진곤(울산향토사도서관장)관장이었고, 왜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위치는 구삼호교 앞이었고, 참으로 멋진 자태로 울산을 지키고 있었다.

김관장은 두 노거수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사라호(1959.9 발생한 제14호 태풍) 태풍 때 느티나무 씨앗이 떠내려와 삼호대숲에 뿌리를 내렸는데,

어느날 삼호동 주민이 이 어린 나무 두 그루를 현재의 위치에 옮겨 심었다고 한다.

노거수 두 그루는 현재의 위치에서 62년을 살고 있다.

여름에는 오가는 사람들에게 그늘을 내어 주고, 새들에게는 사계절 내내 보금자리가 되어 준다.

두 노거수의 품종은 느티나무다.

두 느티나무 아래에는 여러 개의 벤치가 놓여 있어 오가는 사람들에게 쉼터가 되어 주고,

두 느티나무 앞에는 태화강이 흐르고 있어 사철 내내 철새와 함께 한다.

두 느티나무 앞을 지나칠 때면 100년, 200년, 300년……살아 남아 울산을 대표하는 나무로 거듭나기를 소망해 본다.

얼마나 기특하고 위대한가!

그 험난했던 사라호 태풍에도 삼호대숲에 뿌리를 내렸다는 사실, 감사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모두 그 위대함을 어루만져 주면서 잘 보살펴야 하겠다.

“사랑합니다. 두 느티나무님,

그런데 질문이 있어요. 보기에는 부부로 보이는데 부부가 맞으세요? 아니면 형제세요? 그것도 아니면 자매세요? 또 그것도 아니면 오누이세요?

두 그루여서 보기가 참 좋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물어 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