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명예기자 윤경숙

태화강 십리대밭교에서 동굴피아 방향으로 걷다보면 왕버들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정확한 위치는 남산사를 지나 태화강전망대 가기 전이다.
언제부터 이곳에 왕버들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근처에 남산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이곳에 왕버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왕버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마치 꼬부랑할머니가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처럼 허리는 스스로 펼 수 없어 사람만한 돌덩이가 허리를 받치고 있고, 무릎관절은 커다란 혹이 달려 있고,
상체와 머리는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듯 하다.
간혹 산책나온 사람들 중에는 왕버들을 향해 두손을 모은 채 절을 하고 가는 경우도 종종 있고, 힘들게 누워있는 듯한 왕버들의 몸을 어루만지면서 왕버들을 향해 이런 말을 한다.
“이 나무가 무슨 나무고? 억수로 오래 된 나무 같제?(나무의 수령이 많을 것 같지?), 나무가 와 저래 생겼노?……”
또, 힐끗 쳐다보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

저는 울산시에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태화강국가정원내에 있는 나무들 중에 울산시에서 보호하고 보살펴 주었으면 하는 나무가 있다.
중구에 있는 팽나무(옛 물레방아 자리)와 구삼호교앞 두 그루의 노거수(느티나무), 남산사 앞 왕버들이다.
이 나무들이 먼 훗날 태화강국가정원을 대표하는 큰나무가 될 겁니다.
사람은 가고 없어도 나무는 남을 겁니다.
울산시에서는 보호수로 지정해 잘 가꾸고 보살펴 후대에 물려주었으면 합니다.
겨울내 죽은 듯 기울어져 있던 할매왕버들에도 봄이 왔습니다.
가지마다 참새주둥이처럼 생긴 잎들이 쏘옥쏘옥 입을 내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