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명예기자 윤경숙

구삼호교앞에는 태화강에서 무거동으로 이어지는 궁거랑 있다.

궁거랑입구에 가교가 있다.

이 가교에서 밑을 내려다 보면 물고기떼가 장관을 이룬다.

물이 맑고 햇빛이 비치는 날은 재수가 정말 좋은 날이다.

왜냐하면 물고기떼의 움직임을 관찰하기에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이런 날은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물밑을 내려다보며 함성을 질러댄다.

“야, 야, 저거 봐라. 어디? 여기 여기. 엄마야, 세상에 무슨 물고기가 이렇게도 많노? 그물로 확 뜨고싶다야……

서로 본인이 말하는 물고기를 가리키며 보라고 난리법석이다.

이맘때는 주로 잉어를 많이 볼 수 있다.

너무 많아서 놀라고 크기에는 더 놀란다.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큰 거는 어린아이 만하다.

잉어가 물위를 뛰어오르면서 떨어지는 소리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놀라는 소리와 잉어의 크기는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너무 놀란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물고기가 낚싯바늘을 물었을 때 느껴지는 손맛이야 말로 세상의 그 어떤 맛보다 맛있다고…..

필자는 그 손맛을 한 번도 느껴 본 적이 없다.

대신 눈으로 보는 눈맛이 훨씬 맛있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눈으로는 눈에 보이는 물고기를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많은 물고기를 잡은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고,그저 빈 몸으로 와서 눈으로 보기만 하면 되니까 손맛보다 눈맛이 훨씬 맛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자, 그럼 손맛이 아닌 눈맛을 즐기러 와보실래요?

궁거랑 입구 가교 위로 오셔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눈맛을 즐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