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명예기자 윤경숙

남구의 명소는 뭐니뭐니 해도 삼호대숲이 아닌가 싶다.
작년에 은하수교가 개통되면서 삼호대숲 산책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화강을 따라 걷는다.
낮에는 태화강의 생태를 보면서 걷고, 밤에는 태화강에 잠긴 야경을 보면서 강바람과 함께 산책을 즐긴다.

바로 삼호대숲 뒷편에 비밀정원이 있어 소개를 할까 한다.
삼호대숲 뒷편에 또 하나의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이나 새벽에 비밀정원을 걸으면 그저그만이다.
비밀정원에 들어서면 보라정원이 있다.
보라정원은 사계절 내내 맥문동이 양탄자처럼 깔려있어 이 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온통 초록색으로 물든다.
보라정원은 꽃이 피기전까지는 온통 초록색이었다가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보라색꽃을 달고 있어 보라정원이라 한다.

보라정원 중간에는 아담한 연못이 있어 온갖 꽃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연못을 지킨다.
지금 가면 수련연꽃이 여왕처럼 활짝 웃으며 맞아준다.
연못속에 핀 수련연꽃을 보고있으면 저절로 멍을 때리게 된다. 
숲속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마리의 새가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비밀정원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귀조경이 가장 잘 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비밀정원에 들어서면 키가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저마다의 초록색 옷을 입은 나무들이 새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가 되어 주고, 서식처가 되어 준다.

새벽에 이곳을 찾으면 흰옷을 입은 백로(왜가리,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해오라기, 황로 등)들이 눈을 황홀하게 하고,
작은 새(참새,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들과 꿩, 멧비둘기 등 다양한 새들이 모여 저마다의 소리를 질러댄다.
걷다보면 귀는 어느새 자연의 소리에 익숙해져 가고, 어떤 새의 노랫소리인지를 가늠하게 된다.
아하! 저 소리는 멧비둘기 소리군! 
저 소리는 꿩이 내는 소리잖아!
가장 시끄럽게 떠드는 저 소리는 직박구리가 구애하는 소리군!
이처럼 비빌정원을 걷다보면 새박사가 될지도…..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새벽에 혼자만의 길을 걷고 싶을 때,
꼭 한 번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