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가 즐거운 남구의 단풍 핫스팟

울긋불긋 불타는 단풍,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진해져가는 단풍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을 도심 단풍명소로 나가보자. 길을 뒤덮은 낙엽의 카펫을 걸어도 좋고, 가을 정취를 느끼며 벤치에서 바라만 봐도 괜찮다. 자동차로 거리를 지나며 펼쳐지는 단풍 가로수 단풍에 감탄사를 내질러도 좋지 않을까. 사각사각 밟히는 색색의 낙엽이 내는 소리를 듣는 것도 눈으로 보는 것 못지않게 호사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울산체육공원

도심 단풍명소는 단연 울산체육공원 일대. 그 중에서도 조망산책로는 압권이다. 1km 남짓한 산책로에는 이맘때면 단풍터널이 만들어진다. 온 몸에 물이 들겠다 싶을 만치 흐드러진 단풍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다. 호젓하게 단풍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없는 장소다. 이곳에서 건너편에 내려다보이는 맞은 편 야산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단풍이 물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로니에광장

문수축구경기장  정문 앞 마로니에광장에도 단풍명소 리스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다. 큰 길을 오고가는 자동차 소리를 들으며 마로니에가 옷을 갈아입은 모습을 길가 벤치에 앉아서 구경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울산대공원 작은등산로’ · ‘풍요의 못’ 

숲에 둘러쌓인 울산대공원은 어느 곳에서나 단풍이 좋다. 이번에는 공원 담장을 따라 만들어진 ‘작은등산로’와 ‘풍요의 못’ 주변을 산책해 보자. 인공적으로 조성된 1.2km 길이의 작은등산로의 한쪽은 상록수, 한쪽은 단풍나무 가로수로 이뤄져 있어 뚜렷한 보색 대비효과가 인상적이다. 2~3m 높이의 구릉을 따라가며 올려다보는 단풍은 ‘끝내준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화려한 궁전의 단청무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깊은 산속 길 같은 느낌을 주는 메타세콰이어길에서 노르스름하게 바뀌는 메타세콰이어 단풍은 여느 것과 다른 매력이 있다. 쭉쭉 솟은 나무를 오르내리는 청설모들의 움직임은 덤이다.

 문수로·남산로·신화로

문수로와 남산로는 자동차로 감상하는 최적 장소다. 달리는 가운데 달라지는 단풍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은행나무 가로수로만 이뤄진 남산로 700~800m 구간에는 샛노란 색깔의 가로수 터널이 만들어졌다. 은행나무가 끝나면서 나오는 느티나무 구간에서는 남산 풍광과 어우러지는 색다른 단풍이 기다린다.

무거천 궁거랑

무거천 벚나무도 가을이면도 낙엽을 떨어뜨릴 준비를 한다. 지기 직전의 벚나무 단풍잎은 무거천의 가을을 기품있게 만드는 귀족의 자태다. 벚꽃 인파가 몰리던 데크길에 쌓인 낙엽은 붉은 양탄자를 이룬다. 벚나무 단풍과 그것이 물에 비쳐 만들어낸 단풍 물결에 취하지 않을 수 있을까.

태화강 철새공원 은행나무정원

철새의 낙원도 단풍천국에서 빠지지 않는다. 노랗게 바래 가는 태화강변 잔디의 파스텔톤 색감과 은행나무가 만들어내는 화려함이 말없이 흐르는 태화강과 조화를 이루는 낙원의 풍경이 연출된다.

선암호수공원

봄꽃으로 꽃대궐이 만들어지는 남구 최고의 명소 선암호수공원은 가을에도 그 명성을 놓지 않는다. 호수주변 언덕과 산을 덮은 단풍이 가을꽃과 함께 뒤엉켜 물에 비치는 그림자는 ‘선경(仙境)’ ‘비경(秘經)’이라는 말도 모자랄 것 같은 절경이 아닐 수 없다.

여천메타세콰이어길

아직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곳도 가을이면 대자연이 선사하는 천연염료를 듬뿍 덮어쓴다. 늪 푸르던가 싶던 높직높직한 메타세콰이어들이 노란 색깔옷으로 갈아입은 모습을 여유롭게 즐기며 멍한 사색에 빠져 보자. 시간이 잘 맞으면 바로 옆 동해남부선을 지나가는 열차가 덜컹거리는 소리마저 단풍을 돋보이게 하는 즐거운 반주로 들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