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5동은 신정동이 커져 다섯 개로 분동되는 과정에서 5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신정동 형제’ 중 가장 작지만 실제로는 신정동의 첫 마을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신정동 1번지라는 상징적인 장소가 존재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태화강 남쪽의 너른 농경지였던 삼산벌이 일제때 삼산비행장 건설부지에 편입되면서 3개 마을 50여 가구가 지금의 울산교 남단부근으로 옮겨오면서 이곳은 삼신(三新) 마을로 불렸다. 이후 1962년 울산이 시로 승격되면서 신정동이 되었고, 신정동 지번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 1번지를 부여받았다. 공식정인 신정동의 시원(始原)인 셈이다.

신정5동의 북쪽 경계를 이루는 강남로를 건너서 지금은 인도로만 쓰이는 울산교 입구가 신정동 1번지다. 1-1번지에서 시작해 길을 따라 서쪽으로 신정동 2번지, 3번지, 4번지 순으로 이어진다. 1번지는 도로여서 사람이 거주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신정동이 출발했다는 안내판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차가 다니는 길가에 숨은 듯 설치된 안내판이라서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남북으로 길쭉하게 완전한 직사각형 모양인 신정5동은 넓은 벌판이었던 탓에 표고차가 거의 없는 평지다. 단독주택과 원룸, 소규모 공동주택 위주의 일반 주거지역과 동쪽 경계인 번영로 근처의 대형 주상복합아파트가 공존하고 있다. 동의 상당한 면적에 울산병원이 위치하고 있어 의료 중심지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자연경계선인 태화강을 북쪽에 두고 서쪽으로는 신정로를 경계로 신정3동과 맞닿아 있고, 동쪽은 번영로를 사이에 두고 북쪽 절반은 삼산동, 남쪽 절반은 달동과 마주보고 있다. 남쪽 경계는 달리사거리에서 예술회관 사거리까지 내달리는 돋질로다. 팔등로와 월평로가 사다리 모양으로 동을 동서를 가로지른다. 동 모양이 사각형이어서 동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골목길들도 직선으로 나 있어 동 전체가 수십개의 블록으로 이뤄져 있다.

삼신마을이 생기기 전에도 동의 서쪽편에 비단마을이라는 동네가 있었는데 지금은 비단공원이라는 소공원의 이름으로 남았다. 삼신마을 입구에서 울산병원을 거쳐 현재의 행정복지센터에 이르는 길은 옛길 혹은 무둔실바길로 불렀다. 역시 무둔실공원이라는 소공원으로 이름을 전해내려 온다.

울산면 신정리였다가 1962년 신정동이 됐고, 1977년 신정동이 1, 2동으로 갈라질 때 1동 지역이었다. 1979년 신정1동에서 3동을 떼어낼 때 신정3동에 포함되었다가 1995년 신정5동으로 분리되며 현재에 이른다. 면적은 남구에서 가장 작은 수암동보다 조금 큰 0.6㎢로, 14개 동 중 열 세 번 째다. 인구는 8800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