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동남부 바다에 면한 울산에는 눈이 잘 내리지 않는다. 남부지반에 위치한 데다 바다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살을 에인다’는 중북부 지방에 비해 기온이 그리 많이 내려가지 않는 편이다.그래도 겨울은 겨울, 울산 남구에도 제법 겨울 풍광을 느낄 수 있는 몇몇 포인트가 있다. 얼마 남지 않은 겨울, 봄이 오기 전 남구의 겨울 명소에서 지나가는 겨울의 추억을 붙잡아 보자.

동굴피아 인공폭포

십여미터 폭의 폭포가 꽁꽁 얼어붙은 모습은 장관이다. 남산로변 절벽에 인공으로 만든 암벽에서 밑으로 흘려보내는 물을 얼려 뭉글뭉글한 얼음 장벽으로 만들었다. 무질서한 것 같으면서도 보는 이마다 온작 상상 속 형상으로 볼 수 있는 ‘만물상’이다. 강바람을 맞으며 건너편 겨울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겨울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선암호수 공원 연꽃지와 산책로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리고 끼얹어서 얼린 인공 얼음동산이다. 제법 길고 크게 만들어져 있어 한 가운데서는 그런대로 ‘엘사의 얼음왕국’에 왔다는 생각을 할만도 하다.
얼음벽을 배경으로 넓적부리오리, 물닭, 흰뺨검둥오리 등 겨울이면 더욱 신나는 철새들이 얼음이 둥둥 뜬 차가운 호수면을 오가는 모습은 겨울이면 연출되는 선암호수의 볼거리다.
차가운 하늘 아래 입김을 뿜어내면서 선암호수 산책로를 빠르게 걷는 시민들도 남구의 겨울에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장생포 앞바다

귀가 얼얼할 정도로 추운 날, 장생포 앞바다를 구경하는 경험도 잊히지 않는 추억이 될 것이다.
거울처럼 투명한 하늘과 맞닿은 겨울바다가 더욱 춥게 느껴진다. 장생포 해안길을 산책한 뒤 만나는 장생포문화창고의 지관서가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다시 바라보는 겨울 풍경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태화강 하구

태화강의 겨울은 하구로 갈수록 을씨년스러워진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강변을 걷다보면 어느 새 하구쪽에 다다른다. 인적이 끊긴 강변길에서 바다처럼 넓어진 태화강과 겨울 철새떼를 보는 차가운 경험은 도심에서 복닥거리던 마음에 한 줄기 청량한 상쾌함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