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탑로터리와 여천천. 울산 남구 신정4동을 설명하는 중요 포인트다.

울산 공업화의 상징으로 울산 도시교통의 중심이기도 한 공업탑은 신정4동의 랜드마크로 불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업탑로터리는 인근 신정2동과 경계선을 물고 있지만 공업탑로터리의 역사는 신정4동 지역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62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이후 도시와 산업단지 개발에 참여했던 많은 인원과 물자가 공업탑로터리 남동쪽, 지금의 신정4동으로 모여들었다. 동쪽 바다 울산항과 산업단지로 가는 큰 간선도로인 수암로가 뚫렸고, 이 길은 신정4동의 북쪽 경계선이 됐다. 공업탑과 간선도로를 따라 주택가와 근로자들의 숙소가 들어섰다. 울산화력사택, 동서석유화학사택, 태광산업사택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사원주택이 그대로 남아 있거나 그 이름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신정4동이 개발시대 초창기 울산의 심장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울산 도심을 흐르는 여천천은 신정4동에서 비로소 하천다운 모습을 갖춘다. 울산대공원쪽에서 흘러오던 실개천은 공업탑 남쪽을 지나면서부터 아스팔트 뚜껑을 벗고 도심하천의 면모를 보여준다. 한때 산업화와 인구유입으로 인한 생활 하천으로 오염되고 만만치 않은 악취 문제로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지만 끊임없는 오염원 차단과 정화활동, 준설작업으로 시민이 손쉽게 찾아 즐길 만한 수변공간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해남부선이 옛 울산역 지금의 태화강역을 지나가는 삼산동으로 이설되기 전 철길이 지나갔던 곳은 신정2동의 서쪽변 신남로로 남아있다. 신남로라는 이름은 철길가에 있었던 신남마을에서 따왔다. 울산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신정4동을 지나 태화강을 건너 울산역으로 들어갔던 철길을 기억하는 제법 있다.

신남로의 비탈 언덕은 울산 개발 이후 지어진 낡은 주택들이 밀집된 곳이다. ‘신구 시가지가 공존하는 신정4동‘이라는 설명은 이곳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대부분 개발대상 지역으로 지정돼 주민들이 모두 떠난 채 빈 주택들만 곧 다가올 철거와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며 서 있다. 이곳이 개발되면 여천천 근처의 고층 아파트 단지를 능가하는 새로운 신시가지로 떠오를 듯 하다.

신정4동은 1982년 신정2동이 두 개의 동으로 나눠질 때 생긴 이후 올해로 창동 39년째, 마흔살이 됐다. 수암로와 중앙로, 대암로가 만나는 동서오거리가 지리상 중심을 이룬다. 0.81k㎡ 면적에 2만3000여명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