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울산광역시 남구청장입니다. 울산남구 모바일 소식지 공업탑을 찾아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이달에는 좀 색다른 볼거리를 소개해 볼까요.

울산 남구에 놓칠 수 없는 풍광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장생포문화창고에서 바라보는 기가 막힌 저녁노을입니다.

장생포문화창고는 48년 전에 만들어진 냉동창고를 문화와 예술, 인문학의 향기가 흐르는 고품격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새로운 명소인데요. 이곳 6층에 들어선 지관서가(止觀書架) 입구의 통유리 너머로 바라보는 저녁노을의 아름답고 오묘한 장관은 ‘필설로는 형용이 불가능’ -(말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다는 뜻) 합니다.

8월의 장생포는 저녁 7시 언저리부터 해가 기울어지며 서쪽 하늘을 붉은 빛으로 물들입니다. 조망이 탁 트인 장생포 바닷가에 자리 잡은 덕분에 6층 높이가 더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장생포문화창고는 노을을 감상하기에 딱 알맞은 포인트입니다. 이글거리던 태양 빛이 약해지면 빛의 물감이 하늘과 바다, 오밀조밀 늘어선 크고작은 배, 울산공업단지의 빽빽한 공장과 굴뚝으로 풀려나가는 모습을 다 지켜볼 수 있습니다.

장생포 바다와 그 주변을 조망하는 이곳의 통유리는 커다란 격자 형식이어서 그 풍경은 구도를 아주 잘 잡은 멋진 그림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여기에 붉은 노을의 물감이 끼얹어지면 그대로 거대한 액자가 되어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불긋불긋 누릇누릇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불타는 노을이 격자형 액자를 가득 매우는 광경은 울산 남구를 잊지 못하게 만들 킬링 콘텐츠가 될 만합니다. 물론 꼭 통유리가 아니라도 옆으로 뒤로도 노을을 실컷 볼 수 있죠.

문화창고의 노을은 옥상 별빛마당에서도 끝내주는 그림을 연출합니다. 그래서 일몰 즈음이면 노을을 포착하려는 사진작가들이 옥상에서 카메라를 놓은 채 장사진을 이루는 모습도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장생포문화창고의 노을을 만나려면 오후 느지막이 태화강역 버스정류장에서 장생포행 맞춤형 수소버스를 타는 게 좋습니다. 2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장생포문화창고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여유를 갖고 도착한다면 층층이 볼거리가 들어찬 문화창고를 둘러보다가 지관서가로 올라가면 됩니다. 음료수 한잔을 주문하고 서가를 꽉 메운 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한 권 뽑아 읽노라면 지루할 새 없이 노을이 물드는 시간까지는 금방입니다.

장생포문화창고의 노을을 보면서 자연의 웅장함에 압도될 수도 있고. 세상이 이처럼 아름다운 곳인가 하고 새삼 생각할 수도 있겠죠. 또 어떤 사람들은 자연을 빚어낸 조물주의 조화를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무엇이 되었건 마음에 남는 그림 하나를 건질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재미있는 장생포기행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다시금 필설의 한계를 느끼네요.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 어쨌든 한 번 보시고 ‘인생 샷’ 하나쯤은 남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