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동네’. 수암동을 한마디로 나타내 주는 말이다.

수암동은 울산 남구 14개 동 중 가장 좁은 면적을 갖고 있다. 0.54㎢, 남구 전체 면적의 0.73%에 불과하고 가장 큰 동인 인근의 야음장생포동에 비하면 1/25 정도의 면적이다. 하지만 작다고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인구에서 뒤지지 않는다. 1만7000여명이 모여 사는 수암동의 인구는 남구의 웬만한 큼직한 동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숫자로 가장 큰 동인 야음장생포동의 1.5배에 이른다.

울산 개발시대를 거치며 인근 울산 공단의 공장과 기업의 사원주택이 동 곳곳의 요지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직도 한국알콜 사원 주택 등이 남아있지만 이곳들은 대부분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신했다. 동의 서반부 거의 전부와 남쪽 대부분의 지역이 아파트 단지로 안정된 주거지역으로 손꼽힌다. 곳곳에 휴식공간과 체육시설이 배치되어 있어 주민들이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수암동의 남쪽은 선암동과의 자연 경계를 이루는 신선산이 병풍처럼 버티며 계절에 따른 다른 경관을 보여준다. 신선산 발치에서 동서로 뚫린 큰 길 이름은 산의 이름을 따서 신선로로 불린다. 중앙로와 신선로가 동의 뼈대를 이루며 동의 중심부에서 서로 만난다. 울산 석유화학공단과 온산으로 통하는 북쪽 수암로와 서쪽 두왕로의 사이에 자리잡은 교통의 요충이기도 하다.

원래 이곳은 야음동의 일부였다. 여러 차례 분동과 구역조정 등을 거치며 오랫동안 야음3동으로 불리다가 2007년 행정동 명칭변경에 따라 처음으로 수암동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름은 신선산 신선암의 아름답고 빼어난 모습에 따 왔다. 수려한 바위 혹은 빼어난 바위라는 뜻을 가진 ‘수암(秀岩)’이다. 이름의 유래가 된 수암마을이 신선암 아래에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지금은 그 흔적이 없다. 짧은 유래를 가진 이름이어서 법정동에는 들어가지 않고 행정동으로서의 이름만 간직하고 있다.

수암동은 동의 이름을 딴 수암시장으로도 시민들에게 친숙하다. 신정4동과 경계를 이루는 수암시장은 울산도심에 자리 잡은 입지 덕분에 많은 이용객을 끌어들이며 수암동의 이름을 알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수암시장은 각종 회를 맛볼 수 있는 회 센터가 식도락가들을 유혹하고, 소고기를 직접 사다가 ‘초장집’에서 먹을 수 있는 한우시장으로도 유명해 외지인들을 끌어들인다.

1만7000여명이 살아가는 수암동 인구는 남구에서 10번째. 인구밀도는 3만980여명으로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