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를 이루는 태화강 남쪽의 널찍한 벌판 중 알짜배기 지역을 차지하는 달동(達洞)은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동네다. 이미 17세기 초에 이 지역을 ‘달동’이라고 부른 기록이 남이 있다. 달동이라는 이름을 이곳에 있던 달리(達里)에서 유래했다.

각종 옛 기록에는 달이라는 말을 ‘산 아랫자락의 평지’란 뜻으로, 문수산 줄기가 동쪽으로 뻗어 이룬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평평한 곳으로 해석한다. 그렇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달동에서 산이라고 여겨질 만한 지형은 현재는 볼 수 없다. 오히려 지금은 땅이 평평하고 전망을 가리는 곳 없이 탁 트이고 길이 반듯반듯해 그만큼 사람과 재화가 모여들기 좋고, 살기 좋은 사통팔달의 ‘달(達)’이 더 어울리는 지역이다. 논농사를 짓던 작은 마을이었던 달리가 이제는 ‘울산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중심지로 발전했다는, 그야말로 ‘괄목상대’라는 말이 제격인 곳이다.

1914년부터 행정구역상 달리로 불리다가 1962년에 정식으로 달동이라는 이름을 얻은 뒤 계획도시로 발전해 나왔다. 1967년 1차 구획정리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의 구획정리를 거듭하며 계속해서 변화를 겪었다. 당시에는 태화강역 뒤편 돋질산까지 펼쳐지는 넓은 충적평야가 모두 달동의 영역이었지만 1995년 동쪽의 4/5이 넘는 넓은 땅을 삼산동으로 분리시킨 뒤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동의 중심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삼산로를 경계로 남쪽은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촌과 공동주택, 원룸 등으로 형성된 주거지역을 이룬다. 북쪽은 대형마트와 금융기관 일반상가 등이 밀집한 상업 및 업무지역의 특성을 나타낸다. 울산광역시 남구청이 동의 북쪽에 자리 잡았고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남구문화원, 울산문화공원이 도심의 휴식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울산KBS도 이곳에 있다.

남쪽은 자연경계를 이루는 여천천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흘러가고, 북쪽 경계인 돋질로와 서쪽의 중앙로, 동쪽의 삼산중로가 계획도시답게 각각 직선으로 그어진 반듯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동 내부의 길도 미국 뉴욕에서 보듯이 반듯반듯한 바둑판식으로 구획되어 있다. 남북으로 뻗은 신정로와 번영로가 동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며 그 사이로 많은 길이 격자무늬를 이루며 교차한다.

면적은 1.22㎢로 남구 14동 중 9위, 인구는 2만7300여명으로 남구에서 네 번째다.